안녕하세요. 엔지엠소프트웨어입니다. 설 연휴 마지막 날인 1월 24일, 원래 계획대로라면 이 날 오후 비행기를 타고 김포공항으로 향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난데없는 폭설과 강풍이 몰아쳐 제주공항 발 항공편이 모두 결항되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집에도 못가고...

 

아침에 일어나니 눈보라가 휘몰아치고 있었습니다.

 

 

일단 당일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짐을 싸서 제주공항으로 향했습니다. 대체 항공권이라도 구하려면 공항에 가야하기 때문입니다.

공항에 도착하니 제주공항발 항공편이 모두 결항된 상태였고, 대기표를 구하려는 승객들로 대기전용 카운터에 긴~ 줄이 이어진 상황이었습니다.

 

 

확실한 항공권은 4일 후에나 예약이 가능하다고 하고, 그렇다고 공항에서 10명이 넘는 대가족이 아이들과 함께 노숙을 할수는 없었기에 다른 방안을 찾아야 했습니다.

제주도에서 하루를 더 묵고 다음날 선박과 열차를 이용해서 이동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배편을 알아보니 기상 상황이 악화되지 않으면 내일은 출발 가능하다고 하더라고요.

 

당일 예약 가능한 곳 중 제주항에서 가깝고 대가족이 모두 같이 지낼 숙소를 찾기란 쉽지 않았는데요. 그래서, 에어비앤비를 통해 급하게 알아본 숙소가 바로 애월읍에 있는 "알프스산장"이었습니다. 어차피 차로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랜트카도 하루 더 대여했습니다. 와~ 그런데 숙소까지 이동하는 것 또한 만만치 않았습니다. 제주도에 눈이 정말 많이 왔거든요.

그런데, 숙소가 높은 지대에 있어서 진입 도로의 경사도가 꽤 있더라고요. 큰 도로는 제설작업이 되어 있어서 천천히라고 갈만했는데요. 주택가 도로는 눈이 그대로 쌓이는 상황이었습니다. 눈이 순식간에 쌓이다보니 도로에 그냥 버려진 차들이 여럿 보였어요. 도로가 많이 미끄러워서 저희도 큰일날뻔 했습니다.

다행히 랜트카 업체에서 체인을 얻어와서 어찌어찌 언덕을 올라갈수 있었습니다. 숙소까지 이동하는 내내 손에 땀을 쥐는 순간들이 많았습니다. 지금은 이렇게 편하게 얘기하고 있지만 그때는 정말 아찔한 상황들 때문에 무서웠습니다. 특히나 아이들도 타고 있었기 때문에 더 긴장한거 같아요. 눈 오는날은 체인 필수입니다.

 

애월읍에 있는 "알프스산장" 외관 모습입니다. 조용한 주택가에 위치한 마당이 있는 3층 집입니다. 아마 타운하우스인거 같습니다. 같은 모양의 집들이 모여 있더라고요.

 

 

 

1층: 거실겸 침실 + 방 + 주방 + 화장실

2층: 방 + 방 + 화장실 + 베란다

3층: 다락방

 

알프스산장은 숙박이 아닌 단기임대 형태이기 때문에 다른 숙박업 펜션들과 좀 다른점이 있더라고요. 임대계약서를 따로 작성해야 하고, 가스와 전기 사용료는 별도로 부과됩니다. 그리고, 소모품들은 직접 준비해와야 합니다. (수건, 세면용품, 화장지등등...)

가스, 전기 사용료는 퇴실 후 열흘 정도 지나서 문자로 알려준다는 호스트의 안내를 받았습니다. 사용량을 확인할 수 있도록 입실 전 찍어두었던 계량기 사진과 퇴실 후 확인한 계량기 사진을 문자로 보내줍니다. 수건은 대여해서 사용할 수 있었는데요. 1장당 500원이고 입실전에 안내해 주는 대여업체로 필요한 수건 개수를 신청하면 입실전에 준비해줍니다. 저희도 수건이 준비되어 있지는 않아서 10장 대여해서 사용했습니다.

 

1층에 있는 거실 겸 침실입니다. 통창이 있어 마당이 한눈에 보입니다. 논보라를 뚫고 숙소까지 오는길은 그야말로 전쟁통 같았는데, 숙소에 도착해서 창을 통해 바라보는 바깥 풍경은 평화롭기 그지 없네요. 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이리도 마음이 달라지다니~

 

 

 

 

1층에 있는 방이예요. 모든 침구가 이곳에 정리되어 있었어요.

 

 

 

 

주방입니다. 기본적인 식기류와 비품들이 갖추어져 있지만, 화장지와 쓰레기봉투등의 소모품은 직접 준비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습니다. 정수기는 사용금지네요.

 

 

 

세탁실입니다. 퇴실할 때 쓰레기를 종류별로 분리해서 이곳에 정리하고 나오면 됩니다. 종량제 보투는 직접 구입해서 가져가야 해요.

 

 

 

 

1층 화장실입니다. 화장실에 화장지가 없으니 따로 준비하세요. 휴지통도 없습니다-_-;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입니다.

 

 

 

2층에 있는 방이예요. 도로를 향하고 있는데... 도로쪽으로 난 창의 잠금쇠가 고장나 있어서 잠기질 않았어요. 잘 때 무서워서 가방 끈으로 손잡이와 침대를 묶어놓고 잤네요.

 

 

2층에 있는 또 다른 방입니다. 여기도 잠금쇠가 고장났다는... 수리좀 하시지 ㅎㅎ;

 

 

2층에 있는 화장실입니다. 수압이 낮아서 사용하는데 불편했어요. 화장지, 휴지통 없어요 ㅋㅋ;

 

 

2층 베란다로 나갈 수 있는 문이예요.

 

 

 

3층 다락방으로 올라가는 계단입니다.

 

 

계단을 올라오면 다락방인데요. 다락방이 상당히 넓어서 10명은 족히 잘 수 있겠더라고요. 추울줄 알았는데~ 다락방 난방도 잘됩니다.

 

 

 

상황이 상황이다보니 저녁식사는 숙소 오는길에 들른 마트에서 사온 재료로 간단하게 해결했습니다. 메뉴는 짜장라면과 짬뽕라면, 대패삼겹살 숙주볶음이예요.

 

 

 

 

이 날은 작전 수행하듯 보낸 하루였습니다. 정말 정신없이 하루가 후딱 가벼렸습니다.

오는 길은 고단했지만, 가족 모두 무사히 하루를 보낸 감사한 날이기도 했습니다.

 

 

애월읍에 있는 단기임대형 숙소 "알프스산장"은 대가족 또는 단체 모임으로 머물기에 좋은 크기예요. 충분히 넓은 공간과 깔끔한 실내, 넉넉한 마당, 따뜻한 난방등... 집에서만 하루 보내기에는 가성비가 괜찮은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에 조금 애매한 숙소위치와 경사가 있는 진입로, 일부 비품을 따로 준비해야 하는 점, 잠금 장치 고장, 화장실 수압 약함등등은 불편한 점이었어요.

이 날은 눈이 많이 와서 오는 길이 더 험난하게 느껴졌던거 같은데요. 날씨 좋을 때 오면 괜찮을거예요. 겨울이 아닌때에 왔더라면 마당에서 바베큐도 가능했을 거 같긴한데... 주변에 실거주 하시는 분들도 계신거 같아서 신고가 들어올수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높은 지대에 위치한점과 주변 편의 시설 부족이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면 단체 숙소로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생각보다 저렴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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